기독교복음침례회 권신찬 목사님 이야기(2) - 나는 위선자였다.

Author : -관리자- / Date : 2015. 9. 1. 15:37 / Category : About US/평신도복음선교회

나는 위선자였다.

 

 

다른 사람이 어떻게 살든지 나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리라고 작정했지만 “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” 라는 주님의 말씀에서 내가 과연 내 몸같이 이웃을 사랑하는가 반문해 보았다. 부친 생각이 나면 부친처럼 살기로 결심했다. 나도 양복을 벗어 불쌍한 사람에게 주었는데 나중에 옷걸이를 보니 헌 옷은 나누어주고 새 옷만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. 어느날 고학생이 찾아왔는데 아내가 없는 틈을 타서 큰 자루에 쌀 한 자루를 퍼주었다. 아내가 들어오다가 고학생이 쌀을 메고 나가는 것을 보고 싸움이 벌어져 5일간을 서로 말을 하지 않았다. 거지들이 동냥오면 한 끼 먹을 돈을 주자고 결정하고 있었으나 줄 수 없을 때가 많아서 작은 동전을 주면서 “미안하다. 이것밖에 없어” 하면 고맙다고 인사하고 가지만 내 마음에는 가책이 있었다.

 

어느 날 대구 약정골목을 밤에 걸어가는데 어떤 거지가 한약방 앞 연탄 아궁이 위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. 그 순간 나는 발이 못에 박힌 듯이 움직이질 못했다. 그 날은 토요일이었다. ‘저 거지를 저대로 두고 가서 내일 내가 어떻게 설교를 하는가’ 10년 전에 시골 주파에 있을 때 비오는 날 정신이 약간 이상한 사람이 논둑가에서 헤매는 것을 집으로 데려가 방 한 칸을 완전히 비워서 재워 보냈는데 온 방 안이 흙으로 가득 차서 가족들이 불평한 적이 있었다. 그러니 지금도 저 거지를 데려갈 수도, 그냥 두고 갈 수도 없었다. 그때 문뜩 생각이 스쳐가는데 옛날 소년 시절 부산에 있을 때 내가 덮던 이불을 거리의 거지에게 가져다 준 것이 생각났다. 집으로 가서 이불을 하나 가져다 주리라고 집으로 달려갔으나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김이 푹 꺼지는 것을 느꼈다. 아내의 반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하니 용기가 사라졌다. 사실을 가져다 주기 싫었던 것이리라.

 

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온갖 생각들이 스쳐갔다. ‘목사꼴이 참 말이 아니구나. 자신을 따뜻한 방에서 잠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흰 쌀밥으로 배를 채우는데 거리에 노숙하며 떨고 배 곯는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. 그러고도 설교 강단에 서면 사랑하라고 외치는 것이 얼마나 가증하고 더러운 위선인가. 결국 나 목사는 위선자이며 삯군이다. 밥을 먹기 위해서이지 성령의 진리가 내 삶에 역사하기 때문에 설교하는 것이 아니다’ 옛날 열두 살 때 부친이 목사의 설교를 들으시면서 목사의 설교는 생활이 제대로 서야 함이 있다고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.

 

 

권신찬 자서전 "나의 갈 길을 마치고" 중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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